[JEN] 화원말고 꽃집
- 장경현
- 2015년 3월 26일
- 2분 분량

'코벤트 플라워(Covent Flower)'는 연수동 스타벅스 옆 건물에 있는 파란색 문의 꽃집이다. 큰 문을 밀고 들어가면 먼저 보이는 Hand-made 향초와 선인장, 다육이 등이 아기자기하게 진열된 것을 보니 젊은 여성들부터 주부의 트렌드까지 파악하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꽃집의 주인공은 역시 꽃이지. 따뜻한 색의 가구들로 인테리어 된 곳에서 빛을 등지고 서 있던 드라이플라워가 뿜어내던 분위기가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가게 안쪽에 자리하고 있는 꽃 냉장고 속으로 꽃다발과 꽃꽂이 작품이 보였고 이와 함께 한 눈에 들어온 긴 테이블은 꽃다발이 만들어지고 꽃꽂이 수업이 이루어 지는 상상을하게 했다. 주인 언니가 슬며시 누구에게 선물할 것인지 물어보며 도움을 주려 하셨지만, 쉽게 대답하지 못하고 지나가다 들렀다, 얼렁뚱땅 대답해버렸다. 이게 '코벤트 플라워' 첫 방문의 전부였다. 이 꽃, 저 꽃, 여러 가지 물어보고 싶었는데 왜 그렇게 서둘러 나왔을 까. 치트키(Cheat Key)처럼 ‘선물할 사람은 없고, 꽃 보고 싶어서 들어왔습니다.’ 라고 말하면 꽃 이야기를 술술 해주셨으면 좋겠다.
Modern & French Flower SHOP '코벤트 플라워(Covent Flower)'는 영국과 파리 스타일의 플라워어레인지를 하고 있으며, 많은 양의 꽃을 사입해두지 않고 매주 월,수,금 새로운 꽃, 싱싱한 꽃으로 꽃다발, 꽃바구니, 꽃케이크 등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가게 가득 무성한 초록색 식물들이 화분에서 자라고 있는 화원들말고 이런 꽃집을 우리 동네에서 볼 수 있다니. 단지 꽃을 파는 곳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다.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상상을 하게 하고 플로리스트를 꿈꾸는 이들에겐 꿈을 키울 수 있는 공간으로 혹은 새로운 꿈을 꾸게 할 수 있는 꽃집이다.
한겨울의 것보다 거센 바람을 맞으며 삼켜낸 봄의 단어들을 꺼내보면 그 중에서도 꽃을 가장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지난 달 다녀온 일본여행에서 골목마다 있던 꽃집들이 굉장히 인상 깊었기 때문이리라. 한국의 지하철에 델리만쥬가 있듯이 일본 지하철에서는 꽃집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크고 작은 쇼핑몰과 백화점 내에도 언제나 있었으니까. 고속터미널이나 양재 꽃 시장처럼 큰 곳에서만 보이던 고급 꽃들을 동네 꽃집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과 저마다의 분위기를 지닌 꽃집들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은 참 부러운 문화다.
줄 사람 없지만 꽃 사고 싶은 날이 있고 아무날도 아니지만 꽃 사고 싶은 날이 있다. 혹시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면 그런 날 '코벤트 플라워(Covent Flower)'에 들려 본인을 위한 꽃 선물을 하는 것 어떨까. 나를 행복해지게 하는건 내가 가장 잘 할 줄 알아야 해요. 오늘 행복하게 꽃 사세요.
좋은 날을 축하하기 위한 꽃 선물이 예쁜 곳에 있다가 좋은 마음을 가진 사람의 손으로 다듬어지는구나 느끼며 지난 졸업시즌 SNS에 줄줄이 올라오던 반가운 얼굴들 품에 안겨져 있던 꽃다발들이 떠올랐다. 잘들 말려지고 있는지 꽃의 안부를 가장해 그들의 안부나 물어볼 까.
(http://covent.co.kr/ 에서 꽃 주문과 플라워레슨, 작품 사진들을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글, 사진 - 장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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