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JEN] 김보통

  • 장경현
  • 2015년 5월 18일
  • 2분 분량

캡처.PNG

Q. 좋아하는 사람에게 소심해서 말도 못 걸겠고 예전보다 더 어색하게 굴게 돼요…

이러다 그 사람이 내가 좋아하는 걸 들킬 것 같아요.

보통씨는 좋아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다가갔었나요?

A. 연애는 암살이 아니야 들켜야 시작해.

레진 코믹스에서 연재 중인 <내 멋대로 고민상담> 6화의 일부이다. <내 멋대로 고민상담>은 만화가 김보통이 운영하는 고민상담소이다. 익명으로 질문을 받는 ask.fm을 통해 고민을 듣고 답해준다. 아무 생각 없는 듯 하면서도 속을 들여다 보고 있는 듯한 눈을 가진 개, 고양이, 너구리의 입을 빌려 대답하는 답변들은 특별하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참 시원하다. 자신의 결정을 두려워하는 사람에게는 ‘역시 그게 최선이겠지.’라는 확신을 심어주고 이미 많은 상처를 받아 지쳐 있는 삶에게는 살아야 할 이유를 만들어준다. 너무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이 만화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일은 아닐까 걱정되지만 <내 멋대로 고민상담>은 우리의 재미없는 이야기들에 귀를 기울여주는 친절한 곳이다. 대충 그린 듯 한(그러나 나는 절대 그리지 못할) 그림으로 정곡을 찌르는 말을 잘 한다.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해결들, 사실 이미 내 속에서 소리 없는 외침으로 나를 부르고 있던 말들이지는 않았나 생각해본다. 나를 되돌아 보게 하는 만화.

2.PNG

3.PNG

만화가 김보통은 어느 날 갑자기 트위터 타임라인 위에 나타났다. 도라에몽의 주머니같은 이야기 보따리를 가지고 있는 듯이 하나 하나 꺼내 사람들을 그 앞에 모이게 했고 그들의 초상화를 그려 나누어 주었고 고양이가 그려진 티셔츠를 만들어 주었다. 매일 그림 연습을 하고 있다더니 2013년 올레 웹툰 <아만자>로 데뷔 해 현재는<D.P>를 레진 코믹스와 한겨레 지면에 동시 연재하고 있다. 스물여섯살 말기 암환자의 일상을 그린 <아만자>를 읽어내는 것은 감정 노동이 필요한 일이었다. 핸드폰이 너무 밝아서인지 눈이 시리고 마음은 시큰해져 읽기 힘들었다. 군대라는 소재에 거부감이 들었지만 <내 멋대로 고민상담> 속 작가의 지속적인 영업(?) 끝에 <D.P>에도 빠져있다.

아만자_edited.png

d.jpg

김보통은 행복해지라는 막연한 덕담을 대신해 지금 당신을 괴롭히고 있는 불행에서 도망치라고 소리친다. 그가 자주 하는 말 중에 이런 말이 있다. “모쪼록 행복하시길.” [모쪼록 : 될 수 있는 대로 <부사>]

이미지 - 레진 코믹스 http://www.lezhin.com/

경현 네임택 글.jpg


 
 
 

Comments


bottom of page